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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린, 정말 통풍의 원흉인가 – 근거 없는 퓨린의 마녀사냥은 이제 그만 두자

4월 18 업데이트됨




통풍으로 진단받은 후 도대체 왜 통풍에 걸렸는지 물어보면 거의 모든 의사는 퓨린이 많은 음식과 술을 즐겼기 때문이라고 답을 합니다. 해결책은 퓨린이 적은, 혹은 거의 없는 식사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식품에 퓨린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식사조절만으로는 대단히 어렵고 약을 복용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더불어 통풍은 완치가 되는 병이 아닌 평생 관리와 조절을 하는 병이라는 코멘트도 들을 수 있습니다.

통풍을 일으키는 요산은 퓨린이라는 핵산 성분이 우리 몸에서 사용된 후 파괴될 때, 좀더 고상하게 말하면 대사될 때(catabolized) 생성됩니다. 퓨린으로부터 요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아주 오랫동안 퓨린이 든 음식을 완전히 금하거나 도저히 안 되면 최대한 줄이라는 조언을 받으며 살아왔지요.

이렇게 퓨린은 통풍과의 연관성 때문에 아주 나쁜 성분, 골칫거리로 치부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통풍은 퓨린과는 관계가 거의 없습니다. 퓨린이 적은 식사를 계속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통풍의 조절 측면에서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2011년 8월 NASA에서는 운석에 대한 연구를 발표합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태양계가 아닌 외부우주에서 생성된 운석에서 유기화합물이 발견되었는데 이 성분이 바로 퓨린이라는 것이지요. 퓨린은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 어디에서나 존재합니다.

왜 이렇게 퓨린은 흔하디 흔한 성분이 되어버렸을까요?

지구상 모든 동식물에서 발견되는 이 성분이 없으면 바이러스부터 고등생물에 이르기까지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퓨린은 유전정보를 만드는 DNA와, 단백질을 합성하는 RNA의 원료가 되기 때문이지요. 모든 생물에게는 생존과 번식이 가장 중요한데 퓨린이 없다면 단백질을 생성하지 못해 생존이 불가능하고 유전자 복제를 할 수 없어 번식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퓨린이 대단히 구하기 힘든 성분이었다면 퓨린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운 좋은 극소수의 생물체만이 간신히 살아남았을 것이고 지금처럼 다양한 생물체의 번성은 어려웠을 것입니다. 퓨린이 어디서나 쉽게 얻을 수 있는 물질이었기에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하는 풍요로운 세상이 된 것입니다.

그럼 우리가 먹는 식사와 통풍과는 관계가 거의 없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몸에 퓨린이 공급되는 통로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퓨린이 든 음식을 섭취할 때 소화과정을 거쳐 퓨린이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몸의 세포가 프로그램화된 세포자멸(Apoptosis) 과정을 거치거나 손상을 입어 소멸되면 DNA나 RNA가 파괴되면서 퓨린이 나오게 됩니다.

흔히들 음식으로 섭취되는 퓨린의 양이 더 많다고 생각하지만 세포가 교체되면서 죽은 세포의 분해과정에서 나오는 퓨린의 양이 훨씬 더 많습니다. 통상 초당 약 500만 개의 세포가 교체되며 이 때 엄청난 퓨린이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음식으로 섭취되는 것과 세포가 죽으면서 나오는 퓨린의 비율이 3:7 정도라는 것이 정설이지만 최근 들어와서는 1:9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안 좋은 식습관, 오염된 환경 등으로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면 세포가 더 많이 죽거나, 손상이 되면서 교체가 되어야 하는데 이 때 퓨린이 아주 많이 생성됩니다. 현대인은 늘 스트레스에 절어 있고 나쁜 식품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므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1:9이 보다 현실적인 수치라고 볼 수 있겠네요.

따라서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먹지 않는 것보다는 활성산소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의 세포가 과다하게 파괴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통풍 예방에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들과 연구들이 퓨린이 많이 든 식사가 문제이며 퓨린을 적게 먹어야 통풍을 조절할 수 있다고 여전히 주장하지만 1984년 어빈 폭스(Irvine Fox)라는 사람이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퓨린이 몸 속에서 많이 생성되지 않음을 과학적으로 이미 증명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의 영향이 다른 요인에 비해 대단히 적은 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통풍 최대의 적이라고 얘기할까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 환자는 계란 노른자, 새우, 게처럼 동물성 콜레스테롤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절대 먹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하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오히려 유지방이 듬뿍 든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계란 노른자보다 콜레스테롤을 수십 배 더 많이 높인다는 것이 드러났지요. 물론 이런 사실은 콜레스테롤을 공부한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아주 오래된 상식이었습니다만 굳이 환자들에게 얘기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의지력이 약한 환자들이 콜레스테롤을 많이 생성시키는 식품을 엄격히 금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의사들이 소위 현대의 불로초로 여기는 스타틴 약을 주저없이 처방하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통풍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산의 전단계 물질인 퓨린을 많이 섭취해도 혈중 요산 수치를 거의 올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퓨린을 얘기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설명하기가 좋고 약 처방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통풍은 요산이 많아서 생긴 병이고 요산은 퓨린으로부터 만들어지니 퓨린을 금하면 통풍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퓨린은 거의 모든 식품에 다 들어 있어서 현실적으로 퓨린을 조절하기 어려우므로 그냥 약을 먹으면 된다는 권고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이지요.

반면 퓨린이 아닌 다른 요인들이 요산을 훨씬 더 많이 증가시킨다고 하면 환자를 이해시키기가 어려울 것이고 퓨린만 탓하며 단순히 요산만 낮추는 치료는 증상만 덮어버리는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이 쉽게 드러나 버리겠지요.

물론 요산 수치가 아주 높아서 추가로 약간만 요산이 더 증가해도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상태라면 퓨린이 많이 든 식품을 먹을 경우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해 퓨린 식품을 제한하는 것은 요산 수치에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을 잘 관리한 다음에 고려해야 할 한참 후순위 항목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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