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발작이 진정된 다음 수 주가 지난 후부터 요산 수치를 낮추는 약을 본격적으로 복용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한 번 발작이 왔다고 해서 곧바로 요산 수치 저하제를 복용하지는 않습니다. 통상 2회 이상 발작이 온 재발성 통풍발작의 경우, 요산결석이 생겼을 때, 방사선 검사상 뼈와 연골의 손상이 관찰될 때, 통풍으로 인해 신장의 합병증이 생긴 경우, 그리고 만성 결절성 통풍 단계로 접어들었을 때 복용하게 됩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알로푸리놀(상표명: 자이로릭)은 요산을 생성하는 대사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효소인 잔틴 산화효소제(Xanthine Oxidase)의 작용을 방해하는 약입니다. 1965년 미국 FDA가 승인한 이래 약 55 년 동안 요산저하제의 터줏대감격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통풍의 표준치료제로서 뉴질랜드에서도 통풍 약이라고 하면 으레 알로푸리놀을 지칭할 정도의 대표적인 통풍 치료제로 꼽힙니다.
통풍은 요산 생성이 과도하거나 요산 배출이 잘 안 될 때, 혹은 이 두 가지 요인이 겹칠 경우 발생합니다. 알로푸리놀은 요산 생성을 감소시켜 줌으로써 신장에서 충분한 양의 요산이 배설되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작용을 합니다. 알로푸리놀은 간에서 작용하므로 소변으로 요산이 많이 배출될 때, 신장결석이 있는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다만 신장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으므로 신부전을 동반한 경우 투여용량을 줄여야 합니다.
요산배설 촉진제보다 요산생성 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는 신장결석이 있을 때, 신장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경우, 소변량이 하루 1,400mL 이하일 때, 60세 이상이거나 요산 배설량이 정상인 경우에 사용됩니다. 물론 요산배설 촉진제에 부작용이 있을 때는 당연히 요산생성 억제제를 쓸 수밖에 없습니다.
부작용은 20퍼센트 정도의 환자에게서 발생하며 2퍼센트가량은 증상이 너무나 극심해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알로푸리놀은 간에 작용하는데 때때로 간기능에 변화를 일으켜 간의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는 간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중증피부이상 반응이 있는데 발생률은 0.4퍼센트로 높지는 않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대단히 치명적입니다. 전신에 빨간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고, 화상을 입은 것처럼 피부가 다 벗겨지며 내부 장기 손상까지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하며 치사율은 최대 40퍼센트에 달합니다. 알로푸리놀을 복용한 후 보통 1개월 이내에 발생하므로 의사들은 처음 이 약을 처방할 때 대단히 긴장을 하게 됩니다. 통상 2~3개월 정도 복용해도 이런 부작용이 없다면 향후 문제가 생길 확률은 아주 낮습니다만 복용 8개월까지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찰을 해야 합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소화불량, 메스꺼움, 설사 등이며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으므로 운전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알로푸리놀이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3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효과가 금방 나지 않는다고 도중에 중단을 하면 갑자기 요산 수치가 요동치면서 발작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약은 한 번 복용하면 끊기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특히 통풍과 관련된 약은 더욱 그러하지요.
최근에는 한국인이 HLA-B*5801이라는 유전자를 가질 경우 알로푸리놀에 대한 이상 반응이 생길 가능성이 12퍼센트나 된다는 사실이 밝혀 짐에 따라 유전자 검사 후 양성으로 판명이 되면 복용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양인이나 일본인이 이 유전자를 가질 확률은 1~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약 20퍼센트로 알로푸리놀의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한국인보다 더 높습니다. 유전자와 약물의 부작용 간에 깊은 관계가 있음에도 한국은 유전자 검사가 일반화되어 있지 않아서 임상에 직접 적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알로푸리놀을 처음으로 복용하는 첫 3개월 정도는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며 특히 발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곧바로 의사에게 얘기해야 합니다. 부작용은 통상 복용 한두 달 안에 발생하지만 8개월 만에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 적이 있으므로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알로푸리놀은 다른 약재와 상호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함께 복용할 경우 장기이식이나 자가면역 질환, 염증성 장질환에 주로 쓰이는 면역억제제인 아자치오프린(azathioprine) 그리고 백혈병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6-MP과도 치명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납니다.
다른 요산 수치 저하제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알로푸리놀로 인한 가벼운 발진에는 항히스타민제를 쓴다든가 하여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발진이 나타난 경우에는 중증피부이상 반응일 수도 있으므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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