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통풍 환자들은 생선과 어패류에는 다량의 퓨린이 들어 있어서 절대 삼가야 하는 식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차 지적했듯이 식품 속에 들어있는 퓨린이 통풍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무시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생선을 먹지 않아 오메가3지방산이나 양질의 단백질을 얻지 못해 생기는 손실이 훨씬 더 크다고 봐야 합니다. 통풍 환자는 생선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통풍은 관절에 생긴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따라서 염증을 낮춰주는 식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증상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등 푸른 생선에 다량 포함되어 있는 오메가3지방산의 일종인 EPA는 강력한 항염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통풍의 염증을 개선시켜 주는데 기여합니다. 따라서 연어, 정어리, 청어, 고등어, 송어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일주일에 4번 정도 먹기 바랍니다.
둘째, 다른 종류의 생선이나 어패류도 충분히 먹도록 합시다.
등 푸른 생선이 가장 좋지만 흰 살 생선이나 새우, 홍합, 굴 등도 가끔 식탁에 올리기 바랍니다. 퓨린을 피하느라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통풍 환자에게 이런 생선이나 어패류는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합니다. 통풍 환자는 고기를 금하는 대신 생선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충분히 먹어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째, 가급적 신선한 생선을 선택합시다.
방금 잡은 생선을 회로 해서 먹으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은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생선을 고를 때는 가급적 신선한 생물을 고르고 냉동된 생선이라도 잡은 즉시 냉동을 시켰는지 잘 확인하고 구입하여야 합니다. 냉동 생선을 조리할 때는 천천히 해동시키고 생선의 표면을 깨끗이 씻어 잘 말려서 산화된 오일을 깔끔하게 제거해준 후 요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양식 연어는 어떨까요. 아무래도 바다에서 직접 잡은 생선에 비해 오메가3지방산의 함량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위적으로 키웠다고 해도 풀을 먹고 자란 건강한 소고기에 비해 3배가 넘는 양의 오메가3지방산을 가지고 있으므로 여전히 좋은 지방과 단백질의 공급원이 됩니다. 다만 항생제와 호르몬 등이 섞인 사료로 키웠는지 유전자조작을 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가능하면 자연산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네요.
넷째, 통조림을 선택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신선한 생선을 바로 요리하면 좋겠지만 비린내도 심하고 손질하기도 번거로워서 통조림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참치 캔은 바쁜 현대인이 가장 손쉽게 생선을 먹는 방법이지요. 건강에 좋은 EPA와 DHA 성분이 가공과정에서 많이 파괴되기는 했지만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어 가끔 먹는 것을 권합니다.
다만 물이나 올리브유가 아닌 면실유를 첨가했는지 반드시 확인하기 바랍니다. 면실유는 통풍을 악화시키는 오메가6지방산 계열이어서 절대 먹어서는 안 됩니다. 부득이 면실유 첨가 제품밖에 구할 수 없다면 기름을 완전히 제거하고 먹어야 합니다. 또 참치 캔에는 많은 양의 나트륨이 첨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량의 나트륨은 혈압을 높이고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통풍은 신장에서 요산을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생긴 경우가 대부분인만큼 신장에 나쁜 영향을 주는 식습관은 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큰 생선의 경우 수은 같은 중금속이 다량 축적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공신력 있는 회사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네요.
퓨린이 많다는 이유로 극도로 피했던 생선, 특히 등 푸른 생선은 통풍의 제증상을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좋은 식품 중 하나이므로 꾸준히 섭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