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산 수치가 크게 증가하고 통풍 환자가 급증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철분의 섭취가 많아진 것도 크게 작용하였습니다. 철분은 요산을 합성하는 효소인 잔틴 산화효소(Xanthine Oxidase)의 원료입니다. 통풍에 가장 널리 쓰이는 약인 알로푸리놀(Allopurinol)이 바로 이 효소의 합성을 억제시켜 요산 수치를 낮추는 작용을 하지요.
잔틴 산화효소는 퓨린이 요산으로 변하는 과정 중 가장 마지막에 관여하는 효소입니다. 이 효소의 양이 증가하면 요산의 생성도 많아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역으로 이 효소가 감소하면 요산생성도 줄어듭니다. 그러므로 어떤 것들이 잔틴 산화효소를 자극하여 요산을 많이 생성하는지, 또 어떻게 하면 이 효소를 억제하여 요산의 생산량을 줄일 수 있을 지를 정확히 알면 통풍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알로푸리놀은 잔틴 산화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요산생성을 줄이기는 하지만 정작 효소를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는 원인 자체를 제거하지 않으며 그저 효소의 생성만을 막는 전형적인 증상 억제용 약입니다.
그렇다면 왜 철분이 요산 수치에 영향을 미칠까요.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요산 수치를 높입니다.
철분이 많아지면 철분을 원료로 하는 요산합성 효소가 다량 생성되고 이 효소로 인해 요산 합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반면 철분이 적거나 설사 양이 많더라도 흡수가 잘 안 되는 형태의 철분이 들어있는 채소는 잔틴 산화효소를 거의 만들지 않기 때문에 요산 수치가 떨어집니다.
철분은 요산합성 효소를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비타민C와 잘 결합하여 비타민C를 무용지불로 만듭니다. 앞에서도 살펴보았지만 요산은 항산화제인 비타민C를 보호하는 작용을 합니다. 비타민C를 지키기 위해 비타민C 대신 철분과 결합하여 무력화시키면서 자신을 희생합니다. 따라서 몸 속에 철분이 많아질수록 비타민C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되므로 당연히 요산 수치가 증가하게 됩니다. 요산이 몸 속에 적게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철분이 들어오게 되면 철분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요산이 부족하므로 곧바로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항산화제인 비타민C가 기능을 잃어버리며 심각한 활성산소의 피해를 입게 됩니다.
따라서 요산생성을 막으려면 흡수가 아주 잘 되는 양질의 철분이 다량 들어있는 적색육 같은 식품을 피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다 철분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헌혈과 같은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혈액 속 철분량을 줄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철분은 필수 미네랄이며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결핍이 잘 되는 대표적인 영양소이기도 했습니다. 빈혈은 인간이 가진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였지요. 하지만 최근 선진국에서는 빈혈과는 전혀 반대되는 철분 과잉이라는 문제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철분 과잉은 당뇨, 관상동맥질환, 암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67세부터 96세까지 1,000명의 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대상자의 13퍼센트가 철분 과잉으로 나타났고 철분 부족은 3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남성이나 폐경을 지난 여성에게 철분결핍은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인류가 생존해 왔던 대부분의 기간 동안 철분이 든 음식을 섭취하기가 대단히 어려웠기 때문에 철분을 대단히 소중한 재산으로 간주하여 죽은 적혈구도 재사용합니다. 철분은 적혈구를 생성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강에도 아주 중요해서 우리 몸은 철분 배출을 최대한 억제합니다.
인체는 철분 흡수를 조절할 능력이 있습니다. 체내 철분이 적으면 흡수율을 늘리고 철분이 많으면 흡수가 덜되게 합니다. 따라서 남성이나 폐경 여성들은 매일 소실되는 아주 소량만을 보충하면 충분하며 성인남성의 경우 하루 1~2mg 정도만 섭취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몸이 이미 철분과잉 상태에 있어도 해도 철분 흡수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으므로 철분이 많은 음식을 계속 먹으면 점점 더 심한 철분 과잉 상태가 되어갑니다. 이 경우 헌혈이나 방혈을 하지 않으면 철분을 제거할 방법이 없습니다.
유전적 질환으로 철분이 몸에 과도하게 쌓이는 혈색소침착증(hemochromatosis)이 아니더라도 몸에 천분이 지나치게 많을 경우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합니다. 32,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10년의 연구에서 철분이 가장 많은 그룹은 적은 그룹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 3배에 이르렀고 38,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 가장 철분 흡수가 많은 그룹은 당뇨병 발병률이 63퍼센트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 저장 철분이 많은 사람이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면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성 감소한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과도한 철분은 췌장을 공격하여 인슐린 생산량에 영향을 주고 결국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한 후 당뇨로 진행되기 때문이지요. 인슐린 저항성이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 요산 수치를 증가하는 것으로 검증이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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