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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로 할까, 레드 와인으로 할까? 통풍에 더 좋은 술은 과연 존재할까?

4월 25일 업데이트됨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든 술은 통풍에 나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여러 조사에 의하면 이런 믿음과는 반대되는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술의 종류에 따라 통풍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가장 나쁜 술로는 맥주가 꼽힙니다. 그럼 가장 나쁘다는 맥주와 그나마 통풍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 레드 와인을 비교해 보기로 합시다.


인간은 수천년간 다양한 형태의 술을 마셔왔습니다. 심지어 발효된 과일을 먹음으로써 유인원도 무의식 중에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술은 역사가 시작된 이래 늘 마셔왔고 특히 맥주는 서민들의 술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강과 지하수가 오염됨에 따라 물을 안전하게 먹을 수 없게 되자 맥주로 발효시켜 물 대신 마시는 사례가 늘어납니다. 와인은 상류층만 즐겼지만 맥주는 전계층에서 두루 많이 마셨고 기록에 의하면 그 양이 너무 많아서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16세기 영국에서는 일주일에 평균 약 10리터의 맥주를 마셨으며 이는 현대와 비교하여 6배나 많이 마신 셈이 됩니다.


그럼 기록으로 남아있는 17세기 영국의 말 조련사의 하루를 살펴볼까요.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밤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상당히 바쁜 하루를 보냅니다. 아침은 8시에 맥주와 빵, 12시 점심에는 빵, 치즈, 맥주, 7시 저녁에는 베이컨, 콩, 맥주가 주된 식사 메뉴였습니다. 그가 마신 정확한 양은 기술되어 있지 않지만 매끼 물 대신 맥주를 마셨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당시 영국 선원은 럼주 외에 매일 4.67리터의 맥주를 배급 받았다고 합니다. 군인은 선원보다 33 퍼센트 적은 3.13리터를 지급받았지요. 선원들은 선상에서 맥주를 직접 발효시켜 마셨기 때문에 도수를 알 수 없지만 군인이 마시던 맥주는 알코올이 6퍼센트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맥주를 많이 마신, 아니 거의 맥주 술독에 빠져 있다시피 한 이들에게 통풍이 있었다는 자료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맥주가 통풍을 유발하는 가장 나쁜 술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맥주를 퍼 마신 17세기 영국인에게는 통풍이 없었지만 마시는 맥주의 양이 현격히 적은 현대인에게는 오히려 통풍이 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시 평범한 영국인들처럼 가공식품이나 식물성 오일로 튀긴 음식을 먹지 않고 고급 향신료로 쓰이던 설탕은 언감생심 생각조차 할 수 없으며 고기도 그야말로 가끔 별미로 즐기는 식생활을 한다면 맥주 정도는 실컷 마셔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손만 뻗치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가공식품, 튀긴 음식, 설탕을 비롯한 당류, 고기를 마음껏 즐기게 된 현대인은 이미 요산 수치가 위험한 상태인데 여기에 맥주까지 마시니 통풍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것이지요. 문제는 맥주가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요산 수치입니다.


요산 수치가 아주 높은 상태인 현대인에게는 모든 술 중에서 맥주를 마시는 것이 가장 최악의 선택이 됩니다. 하루 한잔의 맥주를 마시면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통풍 발병률은 2 배, 하루 두 잔을 마시면 발병률은 2.5배로 증가합니다. 따라서 고요산혈증이 있거나 통풍으로 진단받았다면 맥주는 완전히 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맥주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단지 알코올 때문일까요? 하지만 낮은 도수의 맥주, 심지어 무알콜 맥주도 동일한 위험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맥주에는 알코올 외에 통풍을 악화시키는 성분이 추가로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보드카, 진, 위스키 역시 통풍에 좋지 않으나 위험성은 맥주의 절반 정도입니다.


반면 하루 한 잔의 레드 와인은 통풍의 위험성을 약간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두 잔을 마셨더니 안 마시는 사람과 통풍 발병의 위험성이 같았다고 합니다.


만약 술을 꼭 마셔야 한다면 반드시 레드 와인을 선택하고 하루 최대 두 잔까지만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부 전문가는 사람마다 술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꼭 마셔야 한다면 하루 한 잔만 마시도록 권합니다. 한 잔의 레드 와인은 통풍의 위험성을 약간 낮출 뿐만 아니라 관상동맥 질환을 25~40퍼센트 정도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절제를 하기 힘들다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통풍 환자는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고 절반 정도가 항상 과음을 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레드 와인도 2잔 넘게 마시게 되면 발작의 가능성이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BMI가 25 이상인 과체중일 때 훨씬 더 심해집니다. 통풍에 좋은 음식은 넘치도록 많기 때문에 굳이 절제가 어려운 레드 와인을 선택하여 딱 한 잔만 마시려고 애를 쓰는 것은 좋은 결정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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