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계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대체의학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교 같은 최고의 대학에서 대체의학을 정식 학문으로 가르치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 되었고 한국도 통합의학이나 대체의학에 관련된 학과가 속속 개설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체의학이 활발하게 적용되는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는 의사가 약과 더불어 건강식품을 처방할 정도로 대체의학과 정통의학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병원에서는 으레 약만을 처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의사가 우울증에 성요한의 풀(St John’s wort)이라는 천연 허브를 서슴없이 처방합니다. 아주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으며 프로작 같은 우울증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으니 비록 완벽한 임상실험은 없더라도 처방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지요. 게다가 부작용까지 없다시피 하니 시도를 안 할 까닭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의학이 주류의학이며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었다고 믿었던 이른바 정통의학은 인체를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것들의 집합이라고 봅니다. 어느 한 부분이 고장 나면 그 원인을 규명하여 문제가 된 부분을 고치거나 새 것으로 갈아 끼우면 해결이 된다고 보는 식이지요. 세균의 침입 같은 급성 질환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생활습관병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오염된 생활환경,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정확한 발병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양방의 의학은 원인을 알아야 치료를 할 텐데 원인이 불분명하니 증상만 다스리거나 덮어놓는 대증요법에 몰두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명체입니다. 어느 한 부분에 이상이 생겼다고 거기만 들여다보는 것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가령 폐렴이 걸렸다면 양방에서는 폐의 상태만을 지켜보며 고단위 항생제를 집중적으로 처방합니다만 폐렴은 나을 지 몰라도 항생제에 의해 장내 좋은 균까지 모조리 파괴되어 버립니다. 장은 면역물질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면역 공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좋은 균보다 나쁜 균들이 훨씬 우세하게 되면 면역물질을 제대로 생산하지 못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또다시 폐렴이나 다른 질환에 걸리게 됩니다. 양방의 의학으로는 질병의 반복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는 것이지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막강하게 보였던 양방의 최신 기술은 새로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개미가 문 틈으로 무시로 드나들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대체의학은 개미가 집에 드나들 게 된 원인을 분석한 후 개미에 신경쓰기보다는 근본 원인인 구멍을 막으려고 할 것입니다. 집으로 들어갈 구멍이 없어지면 자연히 개미도 사라지게 되겠지요. 당장 눈에 보이는 개미를 무시하고 묵묵히 구멍을 막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입니다. 반면 이른바 정통의학은 개미가 드나들게 된 틈은 그대로 둔 채 독한 살충제로 개미만 없애는 대증요법식 치료를 할 겁니다. 끝없이 약을 쓰고 처치를 해도 구멍으로 몰려드는 개미를 없애기는 쉽지 않겠지요.
최고의 의술을 자랑한다는 양방의 경우 혈압이 높으면 당연히 혈압강하제를 처방합니다만 대체의학은 혈압을 높였던 원인인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생활습관을 고치도록 도와주는 보다 근본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대체의학을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고 들은 풍월로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 아주 강력한 치유의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부작용이 없지만 양약과 함께 복용할 경우 약의 작용을 너무 강하게, 혹은 약하게 만들기도 하므로 건강식품을 선택하기 전에 대체의학 전문가에게 문의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식품이나 대체의학에 전혀 관심과 지식, 경험이 없는 의사에게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은 먹으면 위험하므로 드시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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