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원래 마오리족의 나라였습니다. 250년 전부터 유럽인들이 몰려오고 약 100년 전쯤 도시화가 되기 전까지 그들은 조상들이 하던 다이어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며 살았습니다. 생선, 야생조류, 새 알, 생선 알, 많은 채소와 복합 탄수화물을 주로 먹었고 술이나 육식은 전혀 하지 않았었지요. 그들에게 끔찍한 통풍이 시작된 것은 이런 식품은 더 이상 섭취하지 않고 술을 마시며, 정제 탄수화물과 대량의 적색육을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입니다.
활성산소가 많거나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습니다. 요산과 잔틴 산화효소가 생성될 때 활성산소가 만들어집니다. 또 몸에 과도한 철분이 있을 때는 철분 자체가 활성산소를 생성합니다. 철분은 인간에게 필수불가결한 성분이지만 정상치를 초과하면 독극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지요.
철분은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원료이며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ATP라는 에너지 저장소로 변환하는 데 필요합니다. 또한 카탈라제(catalage)라는 우리 몸이 만드는 항산화제의 주요 원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철분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미네랄, 즉 아연, 구리, 망간과 비교하여 흡수의 측면에서 선택적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미네랄이 함께 든 음식을 먹는다면 다른 미네랄을 희생시키고 철분을 가장 먼저 흡수합니다. 이 경우 정작 다른 미네랄이 있어야 할 자리를 철분이 차지하면서 오작동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요산이 만들어질 때 생성되는 활성산소인 수퍼옥사이드(Super oxide)를 없애기 위한 수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 항산화제는 아연과 구리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철분이 과다하면 이러한 미네랄들이 부족하게 되어 수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수퍼옥사이드 활성산소를 제대로 없애지 못하게 됩니다. 다른 미네랄을 우선해서 철분이 흡수되다 보니 미량 미네랄을 필요로 하는 다른 항산화제가 제대로 생산이 되지 못하는 것이지요.
철분 이온은 양이온이어서 중성으로 안정되기 위해 아미노산과 결합하는데 이런 과정을 킬레이트(chelated) 되었다고 합니다. 철분이 킬레이트 되지 않으면 산화철로 변하면서 독성물질이 되기 때문에 킬레이트 과정이 없을 경우 인간은 철을 이용하지 못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요산과 비타민C 역시 철분과 킬레이트, 즉 결합이 되는 능력이 있습니다. 식물에 많이 포함된 항산화제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도 킬레이트 작용이 있어서 활성산소를 만들어내는 철분의 나쁜 작용을 억제해 줍니다. 철분은 과도한데 이런 항산화제마저 부족할 경우 암이나 심혈관 질환이 쉽게 생깁니다.
활성산소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어떤 것은 인체를 아주 강력하게 손상시킵니다. 수퍼옥사이드와 과산화수소는 인체 내에서 많이 생성되는 활성산소인데 과산화산소(hydrogen peroxide)가 특정 금속 이온, 특히 철분 이온과 반응하게 되면 전자를 뺏기면서 가장 강력한 형태인 히드록실(Hydroxyl) 형태의 활성산소로 변환됩니다. 히드록실 활성산소는 아주 짧은 기간 존재하며 대단히 강력하게 반응합니다. 세포 내에서 DNA, 세포막과 아미노산을 손상시켜서 세포가 죽거나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며 심지어 암 세포로 변하게 만듭니다. 다른 항산화제와 달리 히드록실 활성산소는 인체 내의 항산화제만으로는 없앨 수 없으며 음식으로 섭취되는 항산화제와 팀을 이루어야만 제거될 수 있습니다.
철분이 과다하면 요산합성 효소를 증가시켜 요산 수치가 증가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요산 배출을 억제하므로 이 역시 요산 수치를 올립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남아도는 철분이 활성산소를 유발하여 항산화제를 소모시키는 것은 물론 항산화제 자체를 만들지 못하게 막으므로 심각할 정도로 항산화제를 감소시킵니다. 이럴 경우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요산 생성이 증가하여 부족한 항산화제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므로 이 역시 요산 수치가 증가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활성산소와 항산화제 측면에서 볼 때 철분이 많아지면 요산도 많아지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킵니다.
폐경 전 여성처럼 체내 철분을 원활히 내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때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남성이나 폐경 여성은 일단 몸에 들어온 철분을 배출하기가 아주 힘듭니다. 땀이나 대변 등을 통해 자연적으로 배출되는 양이 워낙 미미하므로 철분 수치가 높을 때 마땅한 해결 방법이 없습니다. 철분흡수를 최대한 자제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감소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요.
좀더 빠른 방법은 헌혈을 하는 것이며 사혈이나 방혈요법도 종종 쓰입니다. 사혈요법은 로마시대부터 통풍의 유효한 치료법으로 쓰여왔으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 방법이 논리적이고 임상적으로 유효하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요산결정이 있을 때 철분이 추가되면 화학반응을 자극하여 염증이 심해지지만 방혈을 할 경우 철분이 감소하면서 확실히 염증이 줄어듭니다. 최근 통풍이 있는 환자에게서 철분 결핍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철분을 감소시켰더니 실험에 참가한 모든 환자들의 통풍 발작 횟수가 현격하게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반면 술과 설탕 소비를 늘리면 철분 흡수가 늘어난다고 하네요.
많은 양의 철분은 요산합성 효소를 증가시키고 배설을 감소시키며 항산화제를 소모시키거나 만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요산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철분이 많이 든 음식, 특히 흡수율이 높은 헴철이 많이 든 적색육은 반드시 피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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